현재 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가는 젊은 문화기획자들은 일상 업무에 몰입하고 거침없는 발상과 유쾌한 사고를 전개(展開)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통로로 수업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럿이 연대하여 자발적으로 배움을 찾아가고 터득하는 것입니다.
‘사고치는 기획자 스터디’(이하 사치기)는 20대와 30대의 젊은 기획자 몇 명이 만든 모임으로 자발적인 실천공동체(CoP, Community of Practise)의 사례입니다.
2007년 10월 한겨레 문화기획학교 출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꿈을 품고 문화계에 들어와 바쁘게 보낸 2, 3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채워갈 지 고민합니다. 그들은 기존의 강의형 수업에 실증을 느낀 터여서 카페 같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스터디모임을 운영하기로 합의합니다.
마침 문화기획학교도 강사들이 지식을 제공하는 교육방식을 넘어서자는 움직임을 보이던 때입니다. 자연히 체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일을 찾아가는 교육방식에 주목했습니다.
‘사치기’ 기획단은 문화기획자라는 명칭을 걸고 일하는 것이 타당한지 스스로 고민하면서 자발적인 학습의 열망과 의지로 출발했습니다. 그들은 함께 모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연구 계획을 세워 그에 따라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문화계 선배와 전문가를 초대해서 간담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도 열고 그 결과를 잡지로 엮었습니다.
‘사헌부나 사간원의 벼슬아치가 글로써 의견을 통하던 일’을 가리켜 간통(簡通)이라고 합니다. ‘사치기’는 이를 원용하여 활동을 정리한 잡지 이름을 <사고치는 기획자 스터디 리포트북 - 사이 간 통할 통>으로 정하고, 스터디의 중요한 내용을 글로 소통해서 정리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2008년 10월에 나왔습니다.
젊은 기획자들의 고민이 ‘사치기’를 통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모임을 5개 월 동안 계속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비록 아쉬운 점은 많지만 ‘스스로 시도했다는 점, 미래를 향해 한 발을 내디디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치기’ 기획단의 한 사람인 하연선 씨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한 학습의 결과물 <사이 간 통할 통>이 독자의 공감을 사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이 간 통할 통>은 기획단원이던 김재순·하연선·하정희와 스터디 참여자 태지윤·신경자·박소연·고지연·서진영·안혜정·김종민 등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운반했습니다.